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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평안에 이르렀나?

[Sylvia Ahn, Financial Advisor]


“I cried every night” 

그녀가 무심하게 툭 그냥 이렇게 내 질문에 대답했다. 예상치 못한 답에 순간 놀랐지만 어느새 나도 모르게 눈가가 뜨거워지는걸 느꼈다. 그 이상의 어떤 부연설명이 없어도 난 그녀가 얼마나 외롭고 힘든 길을 오랫동안 걸어왔는지 알수있었다. 나도 비슷한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 아닐까? 아니 우린 모두 인생이라는 쉽지않은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럴것을 알기에 그랬을까?

그녀를 A라고 칭하도록 하겠다. A씨는 내가 있는 코스타 메사 사무실로 육십이 넘은 나이에도 거의 매일 출근하며 그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쌓고 지켜온 수백명의 크고 작은 자산의 고객들을 관리하는 우리 지점 최고 성적의 어드바이져이다. A씨가 바로 내 옆 자리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할때마다 난 정말이지 그녀를 존경할수 밖에 없다. 사십년도 더 오래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온 베트남 사람이 영어라는 아주 새롭고 생소한 언어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기에 이렇게  미국인들과도 아무런 문제없이 재정, 재무 설계라는 복잡하기 이를데가 없는 일을 할수 있을까? 아직까지 남아있는 베트남 액센트를 들을때마다 A씨에 대한 존경심은 더 커진다. 내가 그런 그녀에게 얼마전 물었다.

“How did you handle your stress when you first began your advisor work at American Express?”

“I cried every night” 그녀가 답했다. A 씨는 그때 어린 두 아들을 혼자 키워야했던 싱글 맘이었다. 더 무엇을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그녀가 얼마나 많은 밤을 외로이 눈물 훔치며 힘들어 했어야 했는지. 그렇지만 그때 포기하지 않고 매일 투쟁하듯 살아왔기에 지금 이곳 지점 최고의 어드바이져가 되어있지 않은가? 유튜브로 난 참 많은 동기부여 전문가들의 영상을 보아왔고 지금도 거의 매일 십분이라도 보고 듣고 하면서 스스로 채찍질 하고 있지만, 이날 A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매일 매일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것이 최고의 성공전략이라는것을  아마도 제일 선명하게 내 심장에 각인하지 않았나 싶다. 

이 세상엔 나 보다 더 가방끈도 길고 능력도 좋고 미남, 미녀이면서 각종 신기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로 넘쳐난다. 난 이중 딱 한가지라도 남들보다 더 잘한다고 자랑할 만한게 없다. 그러나 난 A 씨 처럼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한발씩 앞으로 나아갈 자신은 있다. 오십중반에 가까워진 지금 내가 그래도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건 난 조금씩이지만 그래도 계속 앞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살려고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전진만 한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수많은 좌절과 고통, 그로인한 뒷걸음질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배울것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려 노력했고 어떤 처지에 놓였던간에 감사할수 있는걸 찿으려 했다. 어쩌면  1988년도 처음 미국에 이민왔을때와 36년이 지난 지금의 내 자신을 뒤돌아보면 동일인물이 아닌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라해도 과언은 아닌것 같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걸 그동안 내가 직접 몇번이나 겪었으니 말이다 . 매순간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배울수있어서 좋았다. 그중엔 당연히 ‘돈’에 관련된 나름대로의 철학까지도 조금은 정립할수 있었다. 


20대까지만 해도 정확한 로드맵도 없이 그저 어떻게하면 더 많은 부를 축적할수 있는지가 주된 화두였다면 중년이 된 지금엔 재정적인 성공을 이루고 싶은 훨씬 더 명료한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하루를 살고있다. 그렇게 할수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내가 하고있는 일 때문인건 확실하다. 2006년 처음 AXA Advisors (지금은 Equitable) 에서 20대때에 생각했던 ‘부’의 축적을 위한 목적으로 Financial Advisor 라는 일을 시작했을때만해도 난 내 직업에대한 명확한 사명감은없었다. 그러나 운 좋게도 난 첫해부터 ‘돈’을 제법 많이 벌수있었고 직업에대한 명확한 사명감이 없었어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몇년이 흘렀다. 하지만 그후 아버지와 둘째 오빠를 잃는등, 그외에 많은 어려운 일들이 닥쳐왔고 그로인해 삶의 의미 같은 어려운 주제에대한 오랜동안의 고찰이 있었다. 나의 개인적인 인생사를 논하려하는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두번쯤은 깊게 고민했었을만한 주제가 아닐까 싶다. 깊은 고찰후 지금 난 나름의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일하고있다. 그건 바로, 내 경험이나 지식을 그저 전달하고 가르치는것이 아니라  내 고객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 끝까지 경청할수 있는 태도로 임하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지 보다 이 태도야 말로 어드바이져가 고객에게 제공할수 있는 가장 값진 가치가 아닐까. 요즘엔 인터넷과 AI 가 너무나도 빠른 발전곡선을 이루고있고 그로인한 지식 슥듭의 용이함으로 사실 한 개인 투자자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내용을 바로바로 알아보고 견주어 볼수 있기에 앞으로 지식경제분야에선 무엇보다 각 고객의 맟춤 솔루션과 인간적인 관계가 제일 중요시되는 시대가 아닐까 한다. 우린 모두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과 일 할수 있는 선택의 자유가 있으니까. 내가 바로 그,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것이 목적이다. 행복하게 일할수 있는 첫 단추가 아닐까. 


Financial Advisor 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는건 그리 녹녹치 않은 일이다. 일을 하기위해서 이미 5가지의 각종 자격증을 쉽지않은 국가고시를 합격해서 취득을 해도 겨우 일을 할수있는 자격만 갗춘거고 이때부터 진짜 어려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KACPA 와 몇달전 인연을 맺은후 회계사님들도 분명 비슷한 과정으로, 또는 더 어려운 과정으로 회계사일을 하고 계실꺼라 어렴풋이 짐작했다. 첨엔 그저 먹고살기 위해서 각자의 경험과 노력으로 우린 뭐든 시작을 하지만 오랜세월동안 내가 결정했던 모든일들의 결과물이 바로 지금 나의 모습으로 남아있는건 오롯이 나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기에 마음이 그저 가볍지만은 않다. 그래서 난 매일 스스로에게 필요에 의한 ‘세뇌’의 말을 되뇌인다. 나에겐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그리고 이건 사실이기도하다. 전체 평균수명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건 자명한 사실이니까. 앞으로도 쭈욱 흔들리지 않는 스스로에대한 믿음으로 계속 해야하는일들을 매일매일 해나간다면 그걸로 일단 허투로 살지 않았다고 말할수 있는 삶을 나의 마지막에 남길수 있다면 좋겠다. 

그대, 평안에 이르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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